국내 상장주 중 전환사채를 발행한 기업, 최근 3개월 간 30% 이상 주가가 상승한 기업 TOP 5와 그 이유
코스닥 시장에서 전환사채(Convertible Bond, CB)는 이미 단골 단어다. 신규 사업, 시설 투자, 운영자금… 뭐만 하면 CB다. 그리고 한 가지 패턴이 있다. 전환사채를 많이 찍어 둔 회사가 어느 날 갑자기 이슈를 타기 시작하면, 주가가 남들보다 훨씬 더 과격하게 움직인다. 좋게 말하면 레버리지, 나쁘게 말하면 롤러코스터다.
이 글에서는 국내 상장주 중 전환사채를 발행한 기업들 가운데, 최근 3개월 전후로 주가가 30% 이상 급등한 대표적인 케이스 5가지를 예시로 정리한다. 특정 종목 추천이 아니라, “전환사채가 붙은 종목이 왜 이렇게까지 튀는지”를 이해하기 위한 공부용 리스트라고 보면 된다.

전환사채, 왜 이렇게 주가에 민감할까
전환사채는 말 그대로 채권인데 나중에 주식으로 바꾸는 옵션이 붙어 있는 증권이다. 회사 입장에서는 일반 회사채보다 금리를 낮출 수 있고, 투자자 입장에서는 “나중에 주식으로 바꿔서 수익을 더 챙길 수도 있는” 옵션이 붙어 있으니 나쁘지 않다. 문제는 이 구조가 주가 움직임을 증폭시키는 장치가 된다는 점이다.
- 주가 상승 구간에서는 전환가 위로 주가가 치고 올라가면 CB 보유자는 채권을 주식으로 바꿔 차익을 얻을 수 있다. 전환 기대가 붙고, 수급이 몰리면 “CB 수혜주” 서사가 만들어진다.
- 리픽싱(Refixing) 조항이 들어간 경우, 주가가 떨어지면 전환가를 다시 낮춰주는 장치가 있어서, 나중에 다시 오를 때 투자자 입장에선 레버리지 효과가 더 커진다.
- 결국 CB는 기업에는 싸게 돈을 빌려주는 대신,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메자닌 증폭기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.
최근 3개월+ 강세 보인 CB 발행주 TOP 5 (사례)
아래 5개 기업은 실제로 전환사채를 발행했고, 최근 수개월 사이 30% 이상 급등하거나 그에 준하는 강세를 보인 적이 있는 케이스들이다. 정확한 3개월 수익률은 시점에 따라 바뀌므로, 실제 투자 전에는 HTS·MTS에서 직접 다시 확인하는 걸 전제로 보자. 여기서는 “어떤 뉴스와 스토리가 CB와 엮여서 주가를 끌어올렸는지”에 집중한다.
1. 코아스 – APEC 테마와 CB·BW가 겹친 전형적인 메자닌 장세
코아스는 APEC 정상회의 의자 협찬 이슈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면서, 단기간에 주가가 몇 배까지 튀어 오른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. 여기서 중요한 건, 이 회사가 이미 과거에 전환사채(CB)와 신주인수권부사채(BW)를 다수 발행해 둔 상태였다는 점이다.
- 상승 이유 – APEC 납품이라는 상징성 높은 이벤트 + 테마 수급이 결합해, “APEC 의자 수혜주”라는 스토리가 만들어졌다.
- CB 포인트 – 기존에 쌓여 있던 CB·BW 물량이 상승 구간에서는 전환 차익 실현 수단이 되고, 이후에는 추가상장·오버행 이슈로 다시 돌아온다.
- 투자자가 볼 것 – 공시에서 발행된 CB·BW 규모와 전환 후 발행주식 수 변화를 먼저 체크해야 한다.
2. 엘앤씨바이오 – 매출 성장 + CB 파생손실이라는 아이러니
엘앤씨바이오는 매출이 성장하는 와중에, 전환사채 공정가치가 급등하면서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크게 인식한 케이스로 유명하다. 숫자만 보면 “순손실”인데, 사실은 주가가 전환가 대비 많이 올라서 생긴 손실이다.
- 상승 이유 – 피부/재생 관련 제품 매출 성장과 해외 수요 기대가 맞물리며, 성장 스토리에 수급이 붙었다.
- CB 포인트 – 리픽싱이 가능한 CB의 전환권 가치는 주가가 오를수록 더 빨리 커진다. 이게 회계상 “평가손실”로 찍힌다.
- 투자자가 볼 것 – 손익계산서만 볼 게 아니라, 주석에 있는 전환사채 세부 조건과 잔액, 리픽싱 하한을 같이 봐야 한다.
3. 뉴로핏 – 전환사채 파생손실 공시가 사실상 “주가 레벨 신호”
뇌 질환 영상 분석 솔루션을 하는 뉴로핏도 전환사채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공시한 바 있다. 회사 설명을 보면 “자사 주가 상승으로 전환권 가치가 올라가면서 손실이 잡혔다”는 구조다.
- 상승 이유 – AI·디지털 헬스케어, 뇌 질환 분석이라는 성장 섹터 키워드에 기대 수요가 붙으면서, 조정 이후 반등 구간에서 레버리지가 작동했다.
- CB 포인트 – 파생손익 공시가 나왔다는 건, 이미 전환가를 의미 있게 넘어선 구간까지 올라왔다는 시그널로 볼 수 있다.
- 투자자가 볼 것 – 기술·인허가 리스크가 큰 업종이기 때문에, 전환사채 구조와 별개로 임상·승인·매출 현실화를 같이 확인해야 한다.
4. 센서뷰 – 6G·AI 서버 수혜 기대와 CB 자금조달이 만난 경우
통신·부품 관련 기업인 센서뷰는 국방·반도체·6G 관련 사업 투자 목적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했고, 이후 6G·엔비디아 공급망 등 키워드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강하게 움직인 바 있다.
- 상승 이유 – “6G 수혜 + AI 인프라 수혜”라는 스토리가 붙으면서 미래 성장 섹터로 재평가를 받는 구간이 있었다.
- CB 포인트 – CB로 들어온 자금이 실제로 R&D와 설비 투자에 쓰였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, 전환청구가 본격화되면 신규 물량 공급이 가속된다.
- 투자자가 볼 것 – CB 잔액, 전환 가능 기간, 향후 추가 조달 계획(추가 CB, 유상증자 등)을 함께 체크해야 한다.
5. 애드바이오텍 – 작은 회사일수록 CB 평가손실 비중이 더 크다
제약·바이오 소형주인 애드바이오텍은 전환사채 파생손실과 추가상장 공시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사례다. 자기자본 규모가 크지 않은 회사일수록 전환사채 공정가치 변동이 재무제표에 미치는 효과가 더 크다.
- 상승 이유 – 특정 제품 매출 성장 기대, 저가 구간에서의 거래량 증가 등으로 52주 저점 대비 몇 배 급등한 구간이 있었다.
- CB 포인트 – 주가가 전환가를 크게 상회하자 전환권 가치가 급등하고, 그만큼 평가손실과 추가상장 물량이 한꺼번에 드러났다.
- 투자자가 볼 것 – 소형주의 CB는 주가를 위로도 아래로도 크게 흔들기 때문에, 변동성 감내 가능 여부를 먼저 체크하는 게 좋다.
전환사채 발행주 공략 전 체크해야 할 3가지
“최근 3개월 수익률 30% 이상 + CB 발행” 종목을 보면서 진입 타이밍을 고민한다면, 최소한 아래 세 가지는 보고 넘어가는 게 좋다.
1) 공시 – 전환사채 발행·전환·추가상장 내역
- 전자공시(DART)와 한국거래소 공시에서 전환사채 발행결정, 전환가 조정, 전환청구, 추가상장 관련 공시를 먼저 훑는다.
- 리픽싱 하한, 전환 가능 시기, 전환 후 발행주식 수 변화를 보면 “지금이 레버리지 초입인지, 오버행 후반전인지” 대략 감이 잡힌다.
2) 가격 – 3개월 수익률과 52주 고·저가
- HTS·MTS에서 3개월 수익률과 함께 52주 고·저가를 같이 본다.
- 이미 52주 고점 근처까지 올라온 상황에서 CB 전환 물량까지 대기 중이라면, 추가 상승보다는 변동성·조정 구간을 먼저 의심하는 게 안전하다.
3) 실적 – 희석을 이길 만큼 벌어들이는가
- 매출, 영업이익, 영업현금흐름 추세를 보고, CB 전환 후 늘어나는 주식 수를 대략 나눠보면 희석된 EPS 감이 나온다.
- “CB 발행으로 조달한 돈이 실제로 매출·이익 성장으로 이어지는가”, 아니면 그저 빚 갚고 운영비 막는 데만 쓰였는가를 구분해야 한다.
정리 – 전환사채 수혜주는 칼이 아니라 가위에 가깝다
정리하면, 전환사채를 발행한 기업이 최근 3개월 동안 30% 이상 급등했다는 건 두 가지 신호를 동시에 준다.
- 좋은 신호 – 시장에서 인정할 만한 스토리(성장, 이벤트, 테마)가 있고, CB 구조 덕분에 주가가 빠르게 레버리지를 탔다.
- 위험 신호 – 이제부터는 전환 물량 출회, 지분 희석, 오버행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반영될 타이밍일 수도 있다.
그래서 전환사채 수혜주는 칼보다는 가위에 가깝다. 잘 쓰면 필요한 부분만 쭉쭉 잘라내는 정밀 도구가 되지만, 집중 안 하고 쓰면 손가락부터 같이 잘라 먹는 도구가 되기 쉽다. 결국 핵심은 “지금 이 종목이 CB 사이클의 어느 단계에 있는지”를 보는 눈을 기르는 것이다.



※ 이 글은 공부·정보 공유 목적이며, 개별 종목의 매수·매도를 추천하지 않는다. 실제 투자 결정과 손익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 책임입니다.
참고자료 및 출처
- 출처: 한국거래소, 「증권시장의 이해 – 채권 및 전환사채 개요」 교육자료
- 출처: 금융위원회·금융감독원, 전환사채 발행 및 전환가액 조정 관련 안내 자료
- 출처: 주요 코스닥 상장사 전환사채 발행·전환 공시 (DART, 한국거래소 KIND)
- 출처: 국내 경제·증권 전문 매체의 코스닥 전환사채·파생상품 평가손익 관련 기사